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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과 악의 갈림길에서 본문
정의당이 심상정 원맨팀 같이 느껴져서 이게 결국 박근혜의 보스정치랑 뭐가 다른가 싶을 때가 많았다. 그래도 심상정을 마음속이나마 응원했다. '리더가 절대적으로 선(善)하다면, 독재는 용서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실낱같은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국정감사 기간 동안의 심상정은 그런 기대를 걸어도 될만한 사람 같았다. 적어도 그때는 그랬다.
국정감사 이후 대충 1년 즈음 지난 것 같은데 절대선은 온데간데 없고 혐오주의와 폭력에 동조하는 심상정이 남았다. 4월에 고민 끝에 비례대표에 정의당을 찍었다. 그리고 지금 정의당의 모습을 보니 입맛이 쓰다. 진영논리에 매몰되거나 대다수의 사람들이 가진 평범한 생각을 읽지 못하는 일은 없길 바랐건만, 너무 큰 기대였나보다.
심상정이 보스라 할만큼 정의당에서 큰 권력을 가졌는지는 알 길이 없다. 권력을 가졌다면 하비 덴트가 투페이스로 주저 앉는 모습을 라이브쇼로 본 셈이고, 반대로 민주적인 절차로 정의당이 운영된 결과가 고작 이따위라면 민주주의의 또다른 실패로 남을 것 같다. 전자라면 심상정의 악한 면모를 뒤늦게 깨달은 셈이고, 후자라면 심상정의 무능이 드러난 결과일 것이다. 졸지에 나는 무능과 악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슬픈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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