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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V
나는 숫자를 굉장히 못외우는 편이다. 숫자를 못외워서 현관 도어락의 비밀번호 대신 손가락이 움직이는 방향과 순서를 기억하는 수준. 그래서 키패드의 5번을 좌표 중심축으로 잡고 손가락을 위아래로 움직여가며 비밀번호를 누른다. 늘 그런 방식으로 문을 열다가 한동안 집을 떠나있던 탓에 손가락의 움직임을 까먹은 적이 있다. 결국 집의 도어락을 열지 못하고 세 번쯤 실패한 뒤에 문을 두드리는 바보짓을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집 비밀번호는 동생 생일이란다. 날짜로 기억하면 기억이 나는데, 숫자들만 가지고 기억하려 하니 내 기준에서는 아주 당연하게도 기억하고 인식하기 어려운 숫자의 나열이었다. 엄마는 비밀번호 하나를 못외우는 나를 보며 어찌해야 할지 고민스러운 표정을 지으셨고, 동생은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는 내가..
쓰루풋? 레이턴시? 컴퓨터의 성능을 보는 기준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크게 나눠 보면 둘 중 하나일 것이다. 하나는 쓰루풋이고, 하나는 레이턴시이다. 둘 다 평소에 잘 쓰이지 않는 단어인데다가 보통 이야기 하는 컴퓨터 속도의 단위들처럼 한눈에 보이지 않는 개념이기 때문에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 △ 어벤져스에서 토니 스타크가 말하길, 자비스의 쓰루풋 성능은 600 테라 플롭스란다. 쓰루풋(Throughput)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단위시간 당 처리량 정도의 의미가 뜬다. 다시 말하면, '한꺼번에 얼마나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는가' 정도로 생각할 수 있고, 차로 치면 최고속도나 최대 적재량 정도로 봐도 된다. 쓰루풋이 성능이 좋은 컴퓨터는 복잡한 인코딩이나 렌더링, 엑셀 매크로, 수치연산, 시뮬레이션 등의 일..